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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깨어 있다는 것
조회수 | 164
작성일 | 17.08.29
[인천] 깨어 있다는 것

오늘은 이렇게 ‘새벽을 열며’가 늦게 발송이 되네요. 그 이유가 있답니다. 글쎄 어제 경기도 부천에서 신부님들 모임이 있었어요. 지금 유학 중인 신부님이 계신데, 그 신부님도 오셨으니 한 번 모여서 식사나 한번 하자는 원로 신부님의 제안에 모이게 된 것이지요. 그런데 이런 모임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있겠지요? 바로 술입니다.

저 역시 이 술을 마시면서 결국은 이렇게 ‘새벽을 열며’ 묵상 글을 늦게 발송하는 것은 물론, 새벽 방송도 하지 못하게 되는 불상사를 가져오고 말았네요. 더군다나 못 마시는 술을 마셔서 지금도 머리가 뽀개지는듯한 두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괜히 화가 나기도 합니다.

‘왜 술을 마셔가지고.... 이게 뭐야. 새벽에 해야 할 일을 하나도 하지 못했잖아.’

그러면서 억지로 술을 마신 제 자신이 미워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렇게 술을 마심으로써 다른 신부님들과 어울릴 수 있었던 것이지요. 만약 저 혼자서 술을 한 잔도 마시지 않고서, 그리고 한참 대화가 오가는 그 시간에 “저 집에 가겠습니다.”하면 누가 좋아할까요?

생각해보니 인간인 우리가 하는 일에는 항상 그 이상의 의미가 담겨져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보청기를 만드는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좋은 직장에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서 자신이 더욱 더 하찮게 생각되고 어쩌면 별로 쓸모없는 사람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했지요. 그런데 이런 일이 생겼습니다. 그 사람에게 가족이라고는 홀어머니 밖에 없었는데, 어느 날부터 어머니의 청력에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그리고 급기야 어머니는 보청기에 의지하게 되었고, 그는 아주 정성껏 보청기를 만들었습니다.

그제야 그는 깨닫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이 일이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행복을 전해 주고 있는지를…….

맞습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일인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그 일을 너무나 의미 없는 일이라면서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이렇게 매순간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는 내 자신을 깨닫고, 더욱 더 열심히 행하는 것. 그것이 바로 주님께서 우리에게 간절히 원하시며 명령하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건네주십니다.

"너희의 주인이 언제 올지 모르니 깨어 있어라. 너희는 늘 준비하고 있어라."

깨어 있다는 것, 그리고 준비한다는 것은 후에 있을 영광스러운 결과를 위한 것이지요. 그래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하나하나의 일은 없어서는 안 되는 이 사회의 중요한 한 부분이라는 것을 잊지 않으면서 최선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그것이 바로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최고의 준비입니다.

▥ 인천교구 조명연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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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동창신부모임에서 한 동창 신부가 이런 말을 합니다.

“나는 명연이가 저렇게 변한 것이 너무나 신기해. 나는 명연이가 아침에 일어나는 것과 담배 끊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니까......”

아마 많은 분들이 저의 지금 모습을 어렸을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모습이라고 생각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모습은 신학생 때에는 전혀 없었던, 그러니까 신부가 되어서야 갖게 된 또 하나의 제 모습인 것이지요. 하루에 담배를 3갑 가량 피고, 아침에는 아무리 흔들어도 일어나지를 않아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 일쑤였습니다. 그랬던 제가 지금은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고, 그 누구보다도 일찍 일어나서 새벽 묵상 글을 쓰고 있으니, 제가 생각해도 기적과 같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과거의 부족한 내 모습을 알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위축이 된다는 것입니다. 즉, 저는 사람들이 좋은 제 모습만을 기억해주길 원하지, 나빴던 제 모습을 기억하는 것을 원하고 있지 않은 것이지요. 그런데 현재의 좋은 모습이란 과거의 나빴던 모습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오늘 복음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준비하고 있어라.”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이 말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요? 완벽하게 잘 하라는 말이 아닐 것입니다. 그보다는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입니다. 생각해보세요. 준비 단계에서부터 완벽하게 잘 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닙니다. 준비단계에서는 늘 부족하고 실수투성이인 것이지요.

특히 주님께서는 사랑 그 자체이시지요. 그래서 우리의 과거에 대해서 꼬치꼬치 캐묻지 않으십니다. 또한 쫀쫀하게 과거의 잘못에 대한 벌을 주려고 대기하고 계신 분도 아닙니다. 그보다는 지금 이 현재라는 시간에서 해야 할 일에 대해 누구보다도 충실할 것을 원하는 마음에서 “준비하고 있어라.”라고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해서 많은 이들이 과거를 떠올리면서 위축이 되고, 미래를 떠올리며 걱정만 하고 있습니다.

어떤 의사 선생님께서 자신의 몸을 진단한 결과, 이제 얼마 살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는 은퇴를 하고서 죽음을 준비하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은퇴를 하고 나니 특별히 할 것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도 곧바로 ‘나는 곧 죽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곧바로 포기했지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죽음만을 기다렸던 이 의사 선생님. 하지만 놀라운 것은 이 의사 선생님이 60세에 은퇴를 했는데, 92세가 되어서야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어떤 일이든 10년 동안 최선을 다하면,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의사 선생님은 자그마치 3개의 분야의 또 다른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살지 못한다.'는 어리석은 판단으로 30년을 낭비했던 것이지요.

나는 얼마나 주님께서 주신 현재라는 삶에 최선을 다해 살고 있나요? 혹시 포기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기력한 삶을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심장의 움직임이 멈추기 전까지는 그 어떤 것도 너무 늦지 않았습니다. 다만 우리가 시도하지 않고 있을 뿐입니다.

시도도 하지 않고 있는 우리에게 주님께서는 아주 큰 소리로 말씀하십니다.

“깨어 있어라.”

과거의 내 모습에 위축되지 맙시다.

▥ 인천교구 조명연 신부
  |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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