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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오늘
조회수 | 228
작성일 | 17.09.09
[부산] 오늘

시간의 구분은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년, 월, 일, 시간, 분 등으로 시간을 나누고 구분합니다. 만일 시간의 구분이 없다면 얼마나 우리의 생이 무료하겠습니까? 일의 보람도, 반성도, 새로운 일에 대한 희망도 어쩌면 시간의 구분이 있기에 가능한 것인지 모릅니다. 시편저자도 날 수 샐 줄 아는 지혜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의 노래를 부릅니다.

이렇게 구분된 시간, 그중 가장 중요한 시간은 바로 오늘일 것입니다. 여러분은 매일 맞이하는 오늘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계십니까? 집안에 큰 걱정거리가 있거나, 누구나 몇 차례씩 겪게되는 시련의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들은 오늘이라는 시간이 힘들고,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반대로 나름대로 고통의 시간을 견디면서 생기 넘치게 그래서 하루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게 보내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말씀을 저는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 가라는 관점에서 접근해봤습니다.

복음에서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은 당시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당연시했던 단식과 기도를 예수님의 제자들이 하지 않음을 이상하게 생각하며 이를 지적합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혼인잔치에 온 사람들이 신랑과 함께 보내는 즐거움에 대한 말씀과 함께, 신랑이 떠나면 그들도 단식과 기도를 할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있어 혼인잔치는 가장 큰 기쁨의 시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결혼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신랑과 신부에게 축하를 전하고, 음식을 함께 나누며 모두가 하나되어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혼인잔치는 혼인식장에 신랑이 등장하면서 시작되어 일주일동안이나 이어졌습니다. 얼마 후면 우리도 민족의 명절 추석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처럼 되어라는 말처럼 명절이 되면 모든 사람이 들뜨고 기쁨이 넘칩니다. 혼인잔치에 참석한 사람의 기쁨, 마음이 바로 이와 같은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오심의 의미, 예수님께서 전하신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는 하느님 나라의 기쁨은 바로 혼인잔치의 기쁨과 같은 것입니다. 인간으로서 추구할 행복과 기쁨은 저 세상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미래의 어느 날에 보장된 것이 아니라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예수님을 주님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유대인들은 주님과 함께 나누는 기쁨을 이해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혼인잔치에서 음식을 거부하는 것은 바로 잔치를 거부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사람이 되시어 우리에게 먼저 다가오심의 의미를 우리가 깨닫는다면 지금 우리가 사는 시간이 얼마나 축복된 것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연약하고 그래서 죄의 유혹에 빠지기 쉽기에 늘 예수님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아갈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때론 세상의 즐거움에 눈과 귀를 돌리며 진실된 삶을 외면하고 오늘 주어진 하느님의 축복을 소홀하게 대하기도 합니다. 신랑을 빼앗기 뒤의 단식과 기도는 신랑과 함께 나눈 기쁨을 되찾기 위한 것입니다. 죄로 인해 하느님을 거부하는 우리에게 단식과 기도는 예수님께서 함께 하심을 새롭게 일깨우고, 예수님과 함께 함으로서 누리는 기쁨을 되찾아 줍니다.

우리가 매일 보내는 오늘을 예수님과 함께 나누는 혼인잔치의 기쁨의 시간입니다. 혹 고통의 시간이 우리를 힘들게 하더라도 예수님이 주시는 기쁨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맙시다. 즐겨 외웠던 오늘이라는 시로 강론을 마치고자 합니다.


오늘

세상에서 너 소유한 모든 것 중
가장 귀중한 것은 '오늘'이니
너의 구원자 오늘은
어제와 내일이라는 두 도적 사이에서
자주 십자가에 달리운다.

기쁨은 오직 오늘의 것,
어제나 내일이 아닌
다만 오늘 너는 행복할 수 있으리니
우리네 슬픔의 대부분은
어제의 잔재이거나
내일에서 빌어온 것일 뿐
너의 오늘을 고스란히 간직하라.
너의 음식, 너의 일, 너의 여가를 향유하라.

오늘은 너의 것이니
신께서 오늘을 너에게 주셨다
모든 어제는 거두어 가셨고,
모든 내일은 아직 그분의 손 안에 있도다.

오늘은 너의 것이니
거기서 기쁨을 취하여 행복을 누리고
거기서 고통을 취하여 사람이 되라.

오늘은 너의 것이니
하루가 끝날 때
"나 오늘을 살았고, 오늘을 사랑했노라"고
말할 수 있게 하라.

▥ 부산교구 이창신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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