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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전주] 어린이가 되라
조회수 | 2,087
작성일 | 09.07.15
호수처럼 맑고 투명한 어린이의 눈을 보십시오.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비춰볼 수 있는 어린이의 눈은 투명하고 평평한 거울입니다.
하늘나라의 신비를 깨닫기 위해서는 어린이의 눈을 가져야 합니다.
욕망으로 이글거리는 눈으로 진리를 볼 수 없습니다.
오만과 아집으로 비뚤어진 눈으로 진리를 볼 수 없습니다.
가식과 허위의식으로 흐려지고 때 묻은 눈으로 진리를 볼 수 없습니다.

어린이의 작고 붉은 입을 보십시오.
그 입에 기도와 노래가 담겨있고 진리가 있습니다.
어린이의 입에 거짓이 깃들 자리가 없습니다.
하느님을 찬미하고 바르게 기도하기 위해서, ‘예’할 것은 ‘예’하고 ‘아니요’할 것은 ‘아니요’하기 위해서(마태5,37), 이웃과 형제들을 사랑하고 칭찬하고 격려하기 위해서 어린이의 입을 가져야 합니다.
거짓말하고 욕하고, 남을 헐뜯고 이간질하며 악담하는 입은 지옥(地獄)의 입구(入口)입니다.

어린이의 작고 앙증맞은 두 손을 보십시오.
아무 것도 쥔 것이 없지만 그 손에 행복과 기쁨이 있습니다.
산더미처럼 쌓아놓고도 모자라서 헐떡이는 탐욕스러운 손으로는 행복을 움켜쥘 수 없습니다. 훔치고 빼앗고 때리고 죽이는 손으로는 지옥(地獄)을 만들 뿐입니다.

당신도 어린이가 되십시오.
어린이가 되기 위해서는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요한3,3).
스스로 죽는 사람만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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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교구 강영구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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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하느님께서 떨기 가운데서 “모세야, 모세야.” 하고 부르셨다.

그 무렵 1 모세는 미디안 사제인 장인 이드로의 양 떼를 치는 목자가 되었다. 그가 양 떼를 이끌고 광야를 지나 하느님의 산 호렙으로 갔더니 2 주님의 천사가 떨기 가운데서 이는 불꽃으로 그에게 나타났다. 떨기에서 불꽃이 이는데도 떨기가 타지 않는 것을 본 3 모세가 “저 떨기가 어째서 타지 않을까? 이 놀라운 광경을 가서 보아야겠다.” 하며 4 그것을 보러 오는 것을 주님께서 보셨다. 하느님께서 떨기 가운데서 “모세야, 모세야.” 하고 부르셨다. 그가 대답하였다. “예, 말씀하십시오.” 5 하느님께서는 “이리로 가까이 오지 마라.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 하시고는 6 다시 말씀하셨다. “나는 네 선조들의 하느님이다.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다.” 모세는 하느님 뵙기가 무서워 얼굴을 가렸다. 주님께서 계속 말씀하셨다. 9 “지금도 이스라엘 백성의 아우성 소리가 들려온다. 또한 이집트인들이 그들을 못살게 구는 모습도 보인다. 10 내가 이제 너를 파라오에게 보낼 터이니 너는 가서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을 이집트에서 건져내어라.” 11 모세가 하느님께 아뢰었다. “제가 무엇인데 감히 파라오에게 가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건져내겠습니까?” 12 하느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네 힘이 되어 주겠다. 이것이 바로 내가 너를 보냈다는 증거가 되리라. 너는 나의 백성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낸 다음 이 산에서 하느님을 예배하리라.” 출애굽기 3,1-6.9-12


<묵상>

이집트에서 탈출한 모세는 미디안의 사제 이드로의 딸 시뽀라를 아내로 맞이하여 자녀를 낳고 그곳에서 이드로의 양떼를 돌보는 목자가 되어 살았다.

어느 날 모세가 양떼를 이끌고 하느님의 산 호렙으로 갔더니, 주님의 천사가 가시덤불에서 불꽃의 형상으로 나타났다. 그가 그곳에 가까이 가자 하느님께서는 그를 부르신 후, 그에게 가까이 오지 말고 신을 벗으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구해내라고 말씀하신다. 모세와 함께 계시며, 힘이 되어주시겠다고 말씀하시면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구해내어 당신을 예배하라고 말씀하신다.

이집트의 왕자였던 모세는 이제 미디안에서 장인 이드로의 양떼를 돌보며 사는 식객이며, 일꾼으로 살았다. 당대 최고의 학문을 연마하고, 화려한 궁궐에서 호사스런 생활을 하며, 이집트의 왕이 될 수도 있었던 그가 도망자가 되었고, 이드로의 식객이 되어 광야에서 양을 치는 천한 삶을 산 것이다. 인간적으로 볼 때, 이는 끝없는 추락이다. 더구나 그 기간이 약 40년이다(사도 7,30). 40년 동안 그가 겪은 고뇌가 얼마나 컸을까! 젊음의 치기로 인하여 저지른 단 한 번의 살인이 그의 인생 전체를 바꾸어 놓았으니, 후회와 통한의 감정이 얼마나 넘쳤겠는가! 자신의 인생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의 삶도 망쳤다고 생각할 때 후회막급이었을 것이다. 자신이 조금만 참고 때를 기다려 왕이 되었더라면, 그래서 이스라엘을 강제노역에서 해방시켰더라면 그들을 더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해주었을 터인데, 자신으로 인하여 그들이 더 큰 고통을 당하게 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편안하게 잘 수도 없었을 것이다. 잠을 자다가도 몇 번씩 깨어나서 자신의 가슴을 치며 후회했을 것이다. 자신 안에서 불끈불끈 솟아오르는 그러한 감정들을 삭히며 살아가는데 4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기간 동안 궁궐에서의 호사스러움도 모두 잊었으며, 양을 치는 천한 목자로서 꿈도 야망도 모두 잊어버리고 그럭저럭 살았다. 비록 장인 이드로의 양떼를 치며 생계를 유지했지만, 아내 시뽀라와 함께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낳고 오순도순 살았다. 40년이란 기간은 그의 젊음이 모두 소진되기에 충분한 기간이며, 인생을 깨닫고 통달할 수 있는 충분한 기간이다. 이제 그의 나이 여든이므로 그는 늙고 힘도 떨어졌다. 하느님의 도우심이 없는 인간의 꾀와 노력이 얼마나 허무한가를 깨달을 수 있는 나이였다.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고 인간적인 방법으로 꾀하는 모든 일들이 수포로 돌아간다는 점을 철저히 깨달을 수 있는 나이였다.

그러나 그 속에 하느님의 심오한 뜻이 숨겨져 있었다. 하느님께서는 40년이란 기간을 통해 모세로 하여금 하느님을 제외시킨 인간의 노력이 얼마나 허무한가를 깨닫도록 하셨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모세로 하여금 당신 백성을 인도할 지도자로 만드시기 위하여 40년 동안 양들을 인도하는 목자로서 훈련을 시키신 것이다. 마치 요셉을 이집트의 총리로 세우시기 전에 경호대장 보디발의 집에서 종의 신분으로 집안일을 돌보게 하셨던 것처럼 하느님께서는 모세를 그처럼 준비시키셨던 것이다. 그럼으로써 인간의 방법을 따르지 않고 하느님의 방법을 따를 수 있도록 하신 것이다. 그리고 때가 되자 모세에게 나타나시어 그를 부르셨던 것이다.

모세는 40년 동안 자신을 삭히며 살았지만, 그 안에는 동족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사라지지 않았고, 동족을 해방시키기를 원하는 마음이 가슴 한 구석에는 자리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가시덤불에 붙은 불꽃을 보았고, 그곳 가까이 갔으며, 하느님의 부르심을 들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함께 계신 하느님, 자신의 힘이 되어주시는 하느님, 자신을 인도하시는 하느님을 깊이 체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그러한 하느님이시다. 하느님께서는 그처럼 모세를 철저히 준비시키시어 인간적인 방법과 잔꾀로서 살지 않도록 하시고, 오직 주님의 말씀에 따르며 주님의 인도하심을 따르도록 준비시키시는 하느님이시다. 비록 인간의 눈으로 볼 때, 너무나 긴 기간 동안 허송생활을 한 것처럼 느껴질지 몰라도 그 기간을 통해 당신 계획에 합당한 사람으로서 준비시키시고, 때가 이르면 당신의 계획을 따르도록 부르시는 하느님이시다. 그러므로 인생을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거나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안달하지 말자. 모세가 40년의 기간을 허송생활 한 것처럼 느꼈겠지만,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그 기간이 필요하셨기에 그 기간을 주셨던 것임을 믿자. 자신이 원하는 때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때를 기다리는 신앙인이 되자.

<전주교구 경규봉 신부>
  |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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