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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인천] 예수님의 도구
조회수 | 2,037
작성일 | 13.09.19
사람 낚는 어부’가 되도록 청하며 시작한 한 달이 벌써 절반을 넘어 반환점을 맞이하였습니다. 사람 낚는 어부가 된다는 것은 예수님의 뜻에 따라 그분의 협력자, 도구로서의 삶을 살겠다는 결심의 표현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협조자들의 한 무리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라는 옛말에 비추어보면 예루살렘 부인들은 가치 있는 삶을 살고 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삶의 가치가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단순히 이름이 남아서가 아니라, 그들의 삶이 예수님의 뜻을 따르는 삶이었기에 아름답고 가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또한 보다 더 깊이 있는 신앙인으로서의 삶을 가꾸어가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자기 혼자만의 힘으로가 아니라, 사람을 잘 낚기 위해 서로 돕고 협력해야겠습니다. 신앙 안에 함께하는 행복과 즐거움은 새로운 활력을 줄 것입니다.

우리 모두 오늘 하루는 이달의 전반부 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잠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또 나머지 후반부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 준비하는 하루를 지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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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조성풍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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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어렸을 때의 일 하나가 떠올려집니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이었습니다. 형과 함께 어디를 갔다가 집으로 들어오는 중이었지요. 그런데 비가 많이 와서 집으로 가는 길목에 조그만 도랑이 생긴 것입니다. 이 도랑을 넘어야만 집에 빨리 갈 수가 있었지요. 하지만 이 도랑으로 흐르는 빠른 물살을 보면서 도저히 건너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망설이고 있는데, 형이 폴짝 뛰어서 건너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저에게도 빨리 뛰어서 건너오라고 합니다. 자신이 없었던 저는 “형, 못 건너겠어. 나 좀 도와줘.”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형은 단호하게 말합니다.

“뭐가 무섭다고 그러니? 두 발로 힘껏 뛰면 충분히 건널 수 있어.”

형의 말에 용기를 가지고서 저는 폴짝 뛰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되었을까요? 저는 그만 그 도랑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사실 그 도랑의 넓이는 50Cm 정도밖에 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형은 이 정도야 도움을 주지 않아도 스스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항상 의존하는 저에게 저도 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저는 계속해서 빠르게 흐르는 도랑의 물살만 보았고, 그래서 결국은 도랑 속에 빠지고 마는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했던 것이지요.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제가 자신이 있었던 것 중의 하나가 ‘멀리 뛰기’였습니다. 그래서 50Cm 정도의 도랑은 건너기에 충분한 거리였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도랑에 빠졌던 것은 거리 자체를 본 것이 아니라, 그 도랑으로 빠르게 흐르는 물만을 보았기 때문이었던 것이지요.

어쩌면 우리들의 일반적인 모습이 이렇지 않을까요? 충분히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외적인 모습만을 바라보면서 못하겠다고 단정해 버리는 어리석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으면서도, ‘나는 왜 이렇게 못하는 것들이 많을까?’라면서 스스로 자책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곁에 많은 여인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사실 예수님 시대에 성차별은 대단했지요. 여성을 사람으로 생각하지도 않았다고 하니 말 다했죠. 그래서 그 당시 유명한 스승의 제자들 역시 언제나 남자뿐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는 많은 여성 제자들이 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사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열 두 제자를 부를 때처럼 여성들에게 “나를 따라 오너라”라고 말씀하신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예수님께 의지하려 하였고, 예수님과 함께 하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포기하지 않았던 모습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이들을 당신의 제자로써 삼았던 것입니다.

20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예수님께서는 어떤 차별도 없이 우리들 모두를 당신의 아들, 딸로 받아주십니다. 그분께서는 우리 인간들처럼, 네가 남자라서, 여자라서, 너무 어려서, 돈이 없어서, 장애인이라서, “넌 안돼”라고 우리를 내치시지 않습니다. 바로 우리들이 따르고자 하는 강한 의지만 있다면 끝까지 받아주십니다. 단지 우리들이 포기하기 때문에 주님께서 우리 곁에서 멀리 계신다고, 나를 당신 제자로 써 주지 않는다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예수님 시대에 도저히 제자가 될 수 없었던 여자들도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없는 이유가 있을까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주님께 간절히 마음으로 나아간다면 분명히 주님의 제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인천교구 조명연 신부>
  |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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