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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믿음은 용서를
조회수 | 443
작성일 | 15.11.08
[인천] 믿음은 용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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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실제로 있었던 어떤 남녀의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이들은 가정불화로 너무나 힘들어 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고민을 들어줄 상대를 찾던 중, 우연히 인터넷 채팅에서 서로 만나게 되었던 것이지요.

둘은 채팅을 통해 그 동안 숨겨왔던 고민과 속내를 상대방에게 털어놓았습니다. 그리고 이 만남이 계속되면서 두 사람은 어느새 한시도 이야기를 나누지 않으면 참을 수 없는 가상 세계의 연인이 되었지요. 그들은 채팅을 하는 동안 남자는 여자에게 My Honey(내 사랑)라고 불렀으며, 여자는 남자에게 Prince(왕자님)라고 부르면서 점점 더 사랑을 키워왔습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뒤, 둘은 가상의 세계가 아닌 현실에서 만나 서로의 사랑의 확인하자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드디어 인터넷 상에서 그토록 다정했던 두 사람의 만남이 이루어졌을 때, 그들은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지요. 왜냐하면 이 두 사람은 하루가 멀다 하고 부부싸움을 하고 다정한 말 한마디 건네지 않았던 남편과 아내로 확인이 된 것입니다.

자신의 고민을 들어줄 이상향인 배우자와 실제 함께 살면서도 그 장점을 보지 못하는 모습. 어쩌면 이 모습이 우리들의 일반적인 모습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즉, 우리들은 장점보다는 단점을, 긍정적인 부분보다는 부정적인 부분을 더욱 더 부각해서 보고 있다는 것이지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잘못을 하나도 저지르지 않는 성인(聖人)의 사회가 아닙니다. 부정적인 모습은 하나도 없고, 긍정적인 모습만 가득한 사람들의 공동체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복음을 통해서 말씀하십니다.

“네 형제가 죄를 짓거든 꾸짖고, 회개하거든 용서하여라.”

누구나 죄를 지을 수 있기에, 그들의 회개를 위해 꾸짖고 용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나약함과 부족함 때문에 스스로의 힘으로 그렇게 행동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믿음이 필요하다고, 예수님께서는 겨자씨 한 알 만큼 작은 믿음만 있어도 뿌리가 강해서 600년까지도 견디어낸다는 돌 무화과나무도 뽑아서 바다에 심을 수 있다고 말씀하시지요.

믿음은 주님과 나와의 좋은 관계만 형성해 주는 것이 아닙니다. 이 세상과 나와의 간격을,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나와의 간격을 더욱 더 좁혀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믿음인 것입니다. 혹시 누구를 용서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닌지요? 혹시 남을 죄짓게 하는 것은 아닌지요? 남의 잘못에 대해서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이 모든 잘못은 바로 나의 믿음 없음 때문이라는 것을 이 새벽에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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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구 조명연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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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10년도 훨씬 지난 일 하나가 생각났습니다. 저와 친한 신부님의 고충을 듣게 되었는데, 글쎄 본당 신자 중에서 한 분이 술만 마셨다 하면 폭력적으로 변한다는 것입니다. 그냥 말로 인한 폭력이 아니라 실제로 폭행을 한다는 것이었지요. 성당에 도끼나 대형 해머를 들고 와서 성당을 부실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술만 드시지 않으면 너무나도 착한 사람이라는 것이지요. 또한, 그렇게 사고를 친 다음 날에는 고해소에 들어와서 눈물을 흘리면서 죄의 용서를 구합니다. 한두 번이야 ‘인간이 실수도 할 수 있지.’라면서 넘어갈 수 있겠지만, 계속 반복되는 모습이니 고민을 안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 뒤에 이 신부님을 다시 만나서 어떻게 되었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잘 해결되었어.”라고 답하는 것입니다. “왜? 이제 술 안 마신 데?”라고 묻자 아니라고 합니다. “그럼 성당에 안 나오신 데?”라고 묻자 이것도 아니랍니다.

해결은 신부님 스스로 이 형제님을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해 주십니다.

“육신의 병을 한두 번 치료해주었는데, 또 아프다고 찾아오면 의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몇 번이라도 아플 때마다 찾아오면 치료해주어야지. 신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마음이 아파서 찾아온 것을 상대하기 힘들다고 거부하면 안 되지.”

주님께서는 “그가 너에게 하루에도 일곱 번 죄를 짓고 일곱 번 돌아와 ‘회개합니다.’ 하면 용서해 주어야 한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나약한 우리는 누구나 실수를 저지르고 그래서 많은 일에 걸려 넘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똑같은 죄를 반복해서 짓는 것을 진심으로 뉘우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러나 뉘우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만큼 나약하고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회개하는 자들을 용서해야 합니다.

이 용서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도들이 주님께 믿음을 더하여 달라고 청하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사도들은 믿음을 달라고 하지 않고 더하여 달라고 합니다. 가지고 있는 우리의 믿음만으로는 주님께서 말씀하신 용서의 실천이 이루어지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믿음 안에서 더욱 강해질 수 있도록 청해야 합니다. 믿음의 시작은 우리한테 달려 있고 온 힘을 다해 하느님을 믿고 의지하는 가운데 유지되는 것이지만, 그러는 데 필요한 확신과 힘은 거룩한 은총에서 옵니다. 이 믿음을 통해 하느님의 놀라운 힘이 은총의 모습으로 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 힘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용서가 가능하게 됩니다. 주님의 사랑을 부족한 나를 통해서 세상에 펼칠 수 있게 됩니다. 주님의 도구가 되는 나 자신이 될 수 있도록 믿음을 더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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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구 조명연 신부
2019년 11월 11일
  |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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