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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회] 세속에 찌든 낡은 예복을 벗어 버리고
조회수 | 166
작성일 | 17.08.23
[수도회] 세속에 찌든 낡은 예복을 벗어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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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에 있는 차 가운데서 유일한 승용차이자 제일 고급 승용차, 그래서 서로 타기 위해 경쟁이 심한 ‘비스토’가 요즘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며칠 전 무작정 상경했다가 죽을 고생을 다했던 한 친구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귀가조치’하는 것이 가장 상책이다 싶어 아이를 비스토에 태워 가까운 국철역으로 향했습니다.

역까지 길어봐야 5분밖에 안 되는 시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저는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얼마나 오랫동안 안 씻었는지 그 ‘냄새’가 하늘을 찔렀습니다. 너무나 지독해서 차창을 있는 대로 다 열었습니다. 그래도 못 참겠어서 손수건으로 코를 막았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었습니다. 앞으로 차 트렁크에 방독면을 하나 준비해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이틀이 지났는데도 차에서 냄새가 빠져나가지 않았습니다. 방향제를 뿌린다, 향수를 뿌린다, 갖은 방법을 동원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를 혼인잔치에 비유합니다. 혼인은 인생의 여러 단계 가운데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무엇보다도 기쁨의 잔치입니다. 축복의 잔치입니다. 가장 행복한 순간이기에 잔치에 참석하는 사람들도 나름대로 신경을 써야 하는 자리인 것입니다.

혼인잔치 참석자들은 당연히 외모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평소 잘 안 입던 예복도 꺼내 손질해야 합니다. 헤어스타일도 한번 점검해봐야지요.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합니다.

제대로 씻지도 않아 냄새가 천지를 진동하고, 머리는 봉두난발이고, 예복도 아니고, 추리닝차림으로 혼인잔치에 참석한다면 잔치의 주인공들 기분이 ‘팍’ 상할 것입니다.

‘형식이, 외모가, 옷, 이딴 것이 뭐 그리 중요해? 마음이 중요하지!’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게 아닙니다. ‘나 하나쯤이야’ 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잔치의 격을 떨어트리는 일이 됩니다. 신랑신부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오늘 복음은 상당히 은유적입니다. 혼인잔치를 총괄하는 임금은 바로 하느님이십니다. 혼인잔치는 천국에서의 생활입니다. 종들은 선인과 악인을 구별하는 하느님의 천사들입니다.

그리고 예복은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갖춰야할 예의입니다. 예복은 하늘나라의 공연에 입장하기 위한 티켓입니다. 입장권 없이 연극을 관람할 수 없습니다. 예복을 입지 않고서는 하늘나라 문을 통과할 수 없습니다.

예복은 무엇보다도 성령안의 삶입니다. 우리가 이 지상 생활을 영위하는 동안 쌓은 자선이요, 사랑의 실천입니다. 예수님을 향한 우리의 믿음입니다.

결국 예복은 예수님 그분 자신입니다.

오늘 다시 한 번 세속에 찌든 낡은 예복을 벗어버리고 예수 그리스도라는 새로운 예복으로 갈아입을 수 있도록 노력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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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레시오회 양승국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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