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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주님께 시선을 고정
조회수 | 204
작성일 | 17.08.24
[인천] 주님께 시선을 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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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저를 보면 컴퓨터를 무척 잘 하는 사람으로 평가합니다. 하긴 컴퓨터 프로그래밍 공부도 했고, 컴퓨터를 만진 것이 1983년부터였으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할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금 제 자신을 스스로 평가하면 ‘컴맹’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시작은 40대에 들어서면서 갑자기 노안이 오면서부터입니다. 글씨가 잘 보이지 않으면서 점차 컴퓨터 모니터를 멀리하게 되었지요. 그러다보니 요즘의 컴퓨터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가까이 하지 않으니 여기에 대한 관심도 사라졌거든요.

관심을 꾸준히 가지고 집중할 때에 그 분야에 전문가로 계속 살아올 수 있는 것이지, 관심도 사라지고 집중도 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그 전문가의 영역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왕년에는 말야~~”라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말인지를 깨닫습니다. 과거는 과거일 뿐, 지금 하고 있지 않으면 어느 순간 아예 시작하지 않은 사람과 똑같은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주님과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한 순간에 열심히 주님과 가까웠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언젠가 어떤 분을 만났는데 그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신부님, 그래도 제가 예전에는 사목회 활동도 열심히 했었습니다.”

곧바로 저는 “지금은 어떠신데요?”라고 물었지요. 그러자 머리를 긁적이시면서 “지금은 너무 바빠서 성당은 잠시 쉬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하시네요. 그리고 지금은 어떻게 신앙생활을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고백하시면서 이제 다시 열심히 성당에 다녀보겠다는 결심을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왕년에 했던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금 얼마나 충실한가가 중요합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씀처럼 과거는 하느님의 자비에 맡겨진 시간이기 때문에, 과거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기보다 우리의 시간이라 할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에 어떤 삶, 특별히 주님과 함께 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가 중요한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혼인 잔치의 비유 말씀을 전해주십니다. 이 잔치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왔지요. 그러나 이 잔치를 즐기는 사람은 정해져 있었습니다. 바로 혼인 예복을 갖춘 사람만이 즐길 수 있었고, 이 예복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잔치에서 쫓겨납니다.

이 혼인 예복을 깨끗한 마음에서 나오는 사랑이라고 말하지요. 즉, 깨끗한 마음과 흠 없는 양심, 진실한 믿음에서 나오는 사랑입니다. 이 사랑의 혼인 예복을 어떻게 갖춰 입을 수 있겠습니까? 과거에 단 일회적인 활동 하나만으로 가능할까요? 아닙니다. 과거라는 시간보다는 지금이라는 시간에 자기 스스로 계속해서 만들어 입어야 하는 것입니다.

주님께 대한 시선을 돌리지 말아야 합니다. 왕년에 한 번 마주쳤던 그 시선으로도 충분히 구원될 것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드려야 주님의 잔치에서 큰 기쁨과 행복을 얻을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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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구 조명연 신부 - 2015년 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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