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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늘 주님 뜻에 맞게 살아가야
조회수 | 14
작성일 | 18.09.14
[인천] 늘 주님 뜻에 맞게 살아가야

어떤 자매님께서 제게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신부님, 신부님 신장이 상당히 작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보니 생각보다 꽤 크시네요?”

크다는 말인지, 작다는 말인지, 아니면 그냥 보통은 된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처음에 받은 인상보다는 꽤 크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지금의 제 키가 크다는 것일까요? 아니면 작다는 것일까요? 사실 크가 크고 작다고 말할 수 있는 기준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 평균 키가 173Cm라고 하던데, 이보다 크면 큰 키라고 하고 이보다 작으면 작은 키라고 말하면 될까요?

어떤 분과 이야기를 하다가 자신의 본당 신부님 이야기가 나왔고 성함을 여쭤보니 신학교에서 함께 공부했던 동창신부인 것입니다. 반가워서 그 동창신부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 말을 했지요.

“그 신부는 키도 크고 얼굴도 잘 생겼어요. 거기에 얼마나 성격도 좋아요?”

그러자 그 자매님께서는 얼굴 잘 생기고 성격 좋은 것은 인정하겠지만 키는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제가 기억하는 이 신부는 마르기는 했지만 거의 180Cm 가까이 되거든요. 하지만 저보다 키가 크지 않다고 주장하시더군요. 어떻게 된 것일까요? 키가 줄은 것일까요?

아닙니다. 어떤 객관적인 평가가 반영된 것이 아니라, 지극히 주관적인 자기 마음속의 기준에서 나온 것뿐입니다. 이렇게 자기 마음의 주관적인 기준이 반영될 때는 참으로 많습니다. 이런 비교를 한 번 해보겠습니다.

여기에 예쁜 커피 잔이 하나 있습니다. 클까요? 작을까요? 아마 어떤 분은 크다고 또 어떤 분은 작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이 커피 잔보다 큰 머그잔을 보여드리면서 “그러면 이 잔은 클까요? 작을까요?”라고 물으면 분명히 “크다.”라고 외치겠지요. 그렇다면 커피 잔보다 작은 에스프레소 잔을 보여드리면 어떨까요? “작다”라고 말하게 됩니다. 그런데 사실 머그잔들 중에서는 조금 작은 잔이고, 에스프레소 잔 중에서는 꽤 큰 잔입니다. 먼저 보여 준 커피 잔이 기준이 되기 때문에 크고 작다를 말하게 된 것뿐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내리는 판단이나 결정 역시 이렇게 불완전할 것이 아닐까요? 따라서 크고 작다의 문제가 아니라 크고 작은 것 그 자체를 소중하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잘 이용하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오늘 복음의 말씀이 크게 와 닿습니다. 눈 먼 이가 앞을 볼 수 없어서 사람을 제대로 인도할 수 없듯이, 정확한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우리이기에 함부로 판단이나 단죄를 내려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그보다는 스스로를 먼저 되돌아보면서 늘 주님 뜻에 맞게 살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과 함께 참 기쁨과 행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싫어하는 위선자의 모습이 아니라, 주님과 함께 하는 참 의인의 모습을 따르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 인천교구 조명연 신부 : 2016년 9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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