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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사람을 살리는 일
조회수 | 53
작성일 | 18.09.24
[기타] 사람을 살리는 일

복음에서 예수님은 죽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셨지만 병에 걸린 이들을 아무 대가도 없이 고쳐주신다. 또 그의 제자들 역시 예수님의 이름을 빌려 그렇게 했다. 불치에 가까운 병을 고쳐줌으로써 예수님은 생물학적인 삶과 함께 영혼의 삶도 선물해 주신 것이다. 사회가 현대화되어 갈수록 새롭고, 더 강력한 질병이 생겨나 사람들을 괴롭힌다. 새롭고 강력한 질병이 생겨나면 연구자들은 그 치료법과 치료약을 개발하기 위해 재벌기업들의 투자를 받아 몇 년간 신약 개발에 매진하게 된다. 자본에 지배를 받는 연구이니 비윤리적 실험이 자행되고, 고액 상품화를 위한 각종 전략이 첨가된다.

지난 7월 서울에서 있었던 한미 FTA 2차 협상 때 의약품 부분의 협상이 결렬되었다. 사람의 목숨, 건강과 직접 관련이 있는 의약품이 과연 자동차나 반도체 같은 공산품과 똑같이 협상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마음 아프다.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그 생존율이 80퍼센트에 육박하는 명약 ‘글리벡’을 개발한 노바르티스사는 5년 동안 60억 달러라는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우리나라 환자들은 한 달에 300만 원이 넘는 약값을 감당 못해 통곡했다.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투자된 비용과 시간, 사람들의 노력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을 살리기 위해 개발된 약을 돈이 없어 쓰지 못하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돈이 있으면 그 약을 먹고 오래 살고, 돈이 없으면 일찍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라면 참 재미도 희망도 없는 세상이다. 이름도 알지 못하는 희귀병에 걸려 고통받는 사람들이 비싼 약값 때문에 두 번 세 번 가슴에 못질을 당해야 하는 현실. 예수님처럼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는 것은 어렵다고 할지라도 약을 먹고 사람이 살 수 있다면 먹게 해서 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국의 값비싼 치료제가 우리 민중의 목숨줄을 틀어쥐고 흥정을 하기 전에 우리 사회가 함께 방법을 찾아야 할 때다.

▥ 김덕진 (천주교 인권위원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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