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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님은 영원한 생명으로 들어가는 문이시다
조회수 | 4,635
작성일 | 09.12.10
유가족 여러분, 조객 여러분 그리고 공동체 형제자매 여러분!
한 인간의 죽음은 갑자기 닫혀버리는 문과 비슷합니다. 한 순간에 관계가 부서져 버리거나 단절되어 버립니다. 살아있다면 그 삶과 어떤 형태로든지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지만 그러나 죽음은 한 순간에 그 모든 것을 지나가게 만들어 버립니다. 닫힌 문으로서의 죽음은 사람들을 서로 갈라놓는 힘이며 서로의 관계를 파괴하거나 부숴버리는 힘입니다. 묘지에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죽음의 힘을 고통스레 느끼게 됩니다. 고인의 육신은 땅 속에 묻힐 때, 생각으로만 고인과 마지막 작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구체적으로 고인과의 작별이 진정 마지막임을 느낍니다. 그곳에서 죽음이 고인을 우리에게서 영영 멀어 떼어놓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고인은 적어도 요 몇 년(또는 몇 달, 며칠) 사이에 닫힌 문에 대한 체험을 우리에게 주었습니다. 그분의 건강, 오랜 기간에 걸친 병원에서의 투병생활은 다시 정상적인 생활에 대한 가능성에서 우리를 떼어놓았습니다. 지난 몇 달(또는 며칠) 동안에는 고인이 다시 건강해 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조차도 멀어졌습니다. 고통과 좌절의 때도 있었습니다. 모든 문들이 닫혀졌던 것입니다. 문은 삶의 상태를 드러내는 표상입니다. 나에게서 다른 사람들을 단절시켜 버리는 문도 있고, 나 자신이 의도적으로 닫아버리는 문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문은 단지 일정기간 동안 닫혀있을 뿐입니다. 문을 스스로 열려고 하는 용기나 힘이 내게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또 어떤 경우에는 다른 사람이 내가 들어가는 것을 거부하는 문도 있습니다.

나는 짧게 든 길게 든 닫힌 문을 열어야 합니다. 닫힌 문을 통과해야만 나는 계속 살아갑니다. 이처럼 나에게 열려 있는 문들은 내가 살아가는데 아주 중요합니다. 열려 있는 문들은 바로 그들 곁에 있을 수 있다는 느낌을 주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우리 삶의 끝 날까지 살아 있는 동안 열려진 문으로 살아갑니다.

나자렛 예수 안에서 사람들은 언제나 열려진 문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주님께 받아들여지고 그분을 통해서 충만한 삶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성서는 이 같은 열려진 문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을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열두 제자, 자캐오, 마리아 막달레나, 그리고 우리 자신들 모두입니다. 언제나 닫힌 문안에 있었던 사람들이 주님을 통해 갑자기 열려진 문을 통하여 새 삶을 발견합니다. 주님은 우리를 위해서 언제나 문을 열어주셨습니다. 주님은 우리를 바깥에 버려두지 않으시고 우리의 모든 잘못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문을 열어 주십니다.

요한복음은 “나는 문입니다. 누구든지 나를 통과하여 들어오면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요한 10, 9)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우리의 삶과 연결시켜 줍니다. 주님은 우리가 세상에서 살아 있는 동안만의 열려진 문이 아니라 죽음을 뛰어넘어 들어갈 수 있는 문이십니다. 우리가 지금 미사 잔치를 거행한다면 하느님께서는 이 문을 통해서 들어서는 생명의 나라의 음식을 미리 선사하십니다. 이 문을 통해서 우리는 슬픔에서 희망에로,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죽음에서 영원한 기쁨으로 건너갈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주님께서 열어주시는 문을 통해서 고인을 생명의 나라에로 받아주셨음을 확신합니다. 고인은 언제나 이 문을 통과하길 소망하셨습니다. 주님은 고인의 이 간절한 소망을 기꺼이 들어주실 것입니다. 고인의 이 바람이 헛되지 않기를 우리 모두 마음 모아 주님께 간청 드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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