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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가장 큰 부자
조회수 | 2,862
작성일 | 07.09.24
몇 년 전 전적으로 봉사하기 위해 하던 일을 그만두었다. 생활은 다소 불편하더라도 나 자신을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끈을 놓기가 쉽지 않았지만 시간이 여유로워서 좋았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당신을 위해하던 일을 포기한 사람’이라고 외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나와 하느님만 아시는 탐욕스런 내 모습이었다. 부끄러웠다. 모든 것을 버리고 난초 하나만 애지중지하다가 난초에 매여 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고 다른 이에게 줘버렸다는 어떤 분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러면 하느님 앞에서 부자는 어떤 사람일까? 그건 바로 하느님께 받은 소중한 선물을 사랑과 바꾼 사람이 아닐까? 나도 그렇게 부자로 살고 싶지만 사랑과 바꾼 기억이 별로 없다. 봉사 후 사람들한테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고 뿌듯해함으로써 사랑과 바꿀 기회를 잃어버렸다. 화창한 날씨에 산에 올라 새소리를 듣고 바람을 느끼면서도 나 자신에게 올라오느라 수고했다고 말할 뿐 자연을 찬미하지는 못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걱정과 두려움이 앞서 하느님의 사랑과 바꿀 기회를 자주 놓쳐버렸다. 주변의 모든 것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나의 무딤이 안타깝다. 그러나 내 걱정과 자연스럽지 못함을 내려놓으면 하느님 앞에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아는 가장 큰 부자는 예수님이시다. 당신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시고 스스로는 사랑만 가지고 가셨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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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교구 중산성당 홍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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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나눔으로 모두의 명절이 되었으면......

오늘은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인 추석입니다. 고유가로 인해서 물가가 많이 오른 상태에서, 올해는 추석도 너무 빨라서 과일이나 여러 가지 제수용품 값이 비싸기 때문에 좀 어렵기는 하지만, 그래도 햅쌀로 송편을 빚고 햇과일로 상을 차려 조상님의 덕을 기리고 한 해의 결실을 온가족과 이웃이 함께 나누는 날입니다.

겨우내 터졌던 손등이 채 아물기도 전에 땅에 씨를 뿌리고 불타는 태양 아래서 김을 매며 태풍과 수해에 마음 졸이면서 결실을 얻어낸 농부들의 수고에 감사드리고,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결실을 얻도록 허락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려야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은 재물에 집착하는 인간에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비유에 나오는 부자는 자신이 소유한 모든 것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내 창고, 내 곡식, 내 재산, 내 영혼.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자신의 쾌락과 즐거움을 위해서 사용하려고 독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소유한 모든 것은 오로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이웃과 함께 나누어야 할 것입니다. 나의 소유물은 하느님께서 나에게 잠시 맡기신 것이고 나는 그 관리인일 뿐입니다. 따라서 모든 것의 주인은 하느님이시고 관리인인 나는 나의 소유물을 주인이신 하느님의 뜻에 맞게 사용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는 것과 사는 것은 다른 것이어서 하느님 뜻대로 모든 것을 처리하기 보다는 자신의 뜻대로 처리하고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 생각해 볼 일입니다. 만일 그렇다면 우리도 오늘 복음에 나오는 부자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오늘 추석, 나만 즐겁고 나만 배부르면 그만인 나만의 명절이 되어선 안 될 것입니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이 명절에 이웃이 한데 어우러져서 음식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더욱이 하느님께 믿음을 두고 있는 우리는 자기가 거둔 것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하고, 그것을 자신만을 위해서 쌓아두고 사용할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사용할 줄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찾아갈 곳도 없고 찾아올 사람도 없이 쓸쓸히 명절을 지내야 하는 이들, 고향 갈 여비가 없거나 그 돈도 아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향에 가지 못하는 이들, 자신의 일터에서 오늘도 땀 흘리며 일하는 이들, 아직도 많은 노숙자들, 이런 분들에게도 추석이 즐거운 명절이 되도록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나누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하느님을 믿는 우리가 먼저 작은 나눔이라도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나만의 명절이 아닌 우리 모두의 명절이 되도록 이 민족이 성숙한 공동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 명절 기쁘게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땅이 제 소출을 내주었으니, 하느님, 우리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강복하셨도다.”(화답송 후렴) 아멘.

한만옥 토마스 신부
  |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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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처럼 풍성한 한가위 되시길 기원합니다. 위인전을 많이 쓴 작가 필립 구아델리는 ‘한 인간이 어떠한 생애를 보냈는지를 알려면 그의 지출이 적힌 수표장을 보면 알 수 있다. 어떤 곳에 돈을 썼는 지를 보면 그가 얼마만큼 가치 있게 살았는지를 알수 있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했다.

세상의 재물은 필요한 것이요 좋은 것이지만, 재물을 모으는 것만큼 올바르게 사용할 줄도 알아야 그 가치가 발휘된다. 그렇지 못하면 그 좋은 재물이 자신의 생애를 슬프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어떻게 하는 것이 재물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인가? 먼저 재물을 허락하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고, 둘째로 재물을 나눌 줄 알아야 한다. 감사는 드리되 나눌 줄 모르면 속임수를 쓰는 위선자가 되기 쉽고, 나누기는 하지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지 못하면 교만으로 흐르기 쉽다.

행복이란 본래 혼자서 맛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누구와 함께 나눌 때 가능하게 된다. 아무리 좋은 집, 좋은 차를 가지고 있고 제 아무리 큰 돈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함께’하는 이가 없으면 불행하다. 그러기에 행복은 무조건 ‘가지는 것’에 있지않고 ‘나누어 갖는 것’에 있는 것이다. 사람이 행복하지 못한 까닭은 갖는 것에는 심취하나 나누어 갖는 데는 인색하기에 영혼도 육신도 병들어 불행에 빠지기 때문이다.

행복은 가진 것을 나눌 줄 아는 데 있으며, 인생의 참된 행복과 숭고한 가치는 가진 것에 대하여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겸손하게 손과 마음을 펴서 주님께서 필요한 곳에 쓰시도록 내놓을 때 있는 것이다. 재물이란 종으로 부리면 좋은 것이지만, 상전으로 모시면 자신을 멸망으로 이끄는 독소가 된다.

과연 우리는 지금 어떤 마음과 어떤 삶의 모습으로 세상에 머물러 있는 것일까? 혹 위선자, 교만한 자의 삶의 모습은 아닌가? 무언가를 꽉 쥐고 펴지 못하는 손과 마음을 이제는 기꺼이 펼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결실의 계절 가을을 맞이하며, 우리 모두가 더욱 넓고 너그러운 마음을 간직해 보름달처럼 풍성한 영혼의 소유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신발장에 신발이 늘어갑니다. 옷장에 옷이 많아집니다. 부엌에 그릇이 쌓입니다. 사기만하고 버리지않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근심이 늘어갑니다. 머리에 생각이 복잡해집니다. 몸이 자꾸 무거워집니다. 바라기만하고 버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신발장의 먼지만 털어낼 것이 아니라, 신지 않는 신발은 버려야겠습니다. 옷장의 옷도 차곡차곡 쌓아둘 것이 아니라, 자주 입는 옷만 두고 정리해야겠습니다. 부엌의 그릇도 사용하는 것만 두고 모두 치워야겠습니다.

삶이란 이렇게 바라기와 버리기의 치열한 싸움입니다. 내 마음의 많은 생각들 가운데, 내 생활의 많은 일들 가운데, 정말 내 삶을 아름답게 하고 의미 있게 하는 것들만 남겨 두고 또 버려야겠습니다.

의정부교구 최종운 신부
  |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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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하느님과 만나는 날”

통장에 돈이 없을 때에는 몰랐는데, 어느 정도의 금액이 채워지고 난 뒤에는 내가 이것을 쉽게 포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견물생심. 눈으로 보면 욕심이 생긴다더니 틀린 말이 아니었다. 내 눈길이 통장에 있는 내 돈에 머무는 시간만큼 내 마음은 하느님보다는 나를 더 생각한다.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내 삶이 점점 더 건조해질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만난 탐욕스런 부자의 모습을 보자. “내가 수확한 것을 모아 둘 데가 없으니 어떻게 하나... 곳간들을 헐어 내고 더 큰 것들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물을 모아 두어야겠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말해야지.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 한 해의 결실을 바라보고 있는 이 부자에게서 겸손과 감사의 모습은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다. 그의 관심은 온통 ‘나’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다. 내가 수확한 것... 내 모든 곡식과 재물... 나 자신... 내 눈이 나 자신을 향해 있을 때 불안과 집착, 교만과 탐욕은 내 안에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리면서 자라나 잿빛 열매를 맺을 것이다. 이런 열매가 과연 내 삶을 풍요롭게 해 줄까? 내 땀의 결실은 모두 하느님의 것이다. 내 존재 자체가 바로 하느님의 아름다운 결실이기 때문이다. 내가 소유한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것이다. 내 눈길이 나를 떠나 하느님에게로 향할 때 나는 그것을 보게 될 것이다.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다. 인터넷 검색창에 “추석”을 입력하면 다음과 같은 설명이 나온다. “우리나라 명절의 하나. 음력 팔월 보름날이다. 신라의 가배에서 유래하였다고 하며, 햅쌀로 송편을 빚고 햇과일 따위의 음식을 장만하여 차례를 지낸다.” 신라의 가배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솔직히 이것까지는 모르고 있었다) 외에는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송편을 빚고 햇과일로 차례를 지내고 성묘 길에 나서는 모습은 추석을 대표하는 풍경들이다. 우리 조상들은 땀 흘려 얻은 한 해의 결실 앞에서 자신의 공로를 내세우고 이득을 셈했던 것이 아니라 그 소중한 결실의 뿌리, 원천을 기억하면서 감사의 제사를 올렸다. 추석 때 지내는 차례 안에는 바로 이 겸손과 감사의 정신이 자리하고 있다. 나의 공을 나에게 돌리지 않는 겸손과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로 여기는 감사는 하느님 앞에서 나를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덕목들이다.

오늘 제1독서의 요엘 예언서도 바로 이 점을 선포하고 있다. “주 너희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고 기뻐하여라. 주님이 너희에게 정의에 따라 가을비를 내려 주었다. 주님은 너희에게 비를 쏟아 준다.” 그러니 우리 조상들은, 비록 하느님은 알지 못했으나, 이미 하느님의 마음에 닿아 있었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마련해 주셨다. 우리의 큰 명절 추석은 그러니 하느님과 만나는 날이다.

► 의정부교구 김효준 레오 신부
  |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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