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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0주일 : 세상의 소금과 세상의 빛
조회수 | 1,557
작성일 | 12.10.13
세상의 소금과 세상의 빛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주께서 여러분에게 맡기신 이 말씀 전파의 직분은 여러분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온 세상을 위해서라고 주께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너희를 옛 예언자들처럼 두 개의 도시나 열 개 또는 스무 개의 도시나 또 한 민족에게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육지와 바다 온 세상에 파견하노라.” 사실 이 세상 전체는 부패에 물들어 있습니다. 주께서 또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라고 말씀하실 때 온 인류는 제 맛을 잃고 죄로 부패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십니다. 따라서 그분께서는 제자들에게 많은 사람들의 짐을 지어 주기 위해 유익하고 필요한 덕행들을 요구하십니다. 온유하고 겸손하며 자비롭고 의로운 사람은 이 덕행들을 자기를 위해서만 간직하지 않고 다른 모든 이들의 이익을 위하여 샘물처럼 흘려 내보냅니다. 그리고 마음이 깨끗하고 화평을 이루며 진리를 위해 일하다가 박해받는 사람은 공동선을 위하여 자기 생명을 바칩니다.

여러분은 안이한 투쟁이나 쉬운 일을 하도록 부름 받았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세상의 소금입니다.” 소금이 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제자들 역시 이미 부패된 것을 원 상태로 되돌렸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소금은 이미 부패된 것을 어찌할 수 없습니다. 제자들이 한 일은 이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이미 새로워지고 부패에서 벗어난 것으로 자기들에게 맡겨진 것에다 소금을 쳐서 주께서 그 사람 안에 베푸신 재생을 보존시켰습니다. 죄로 말미암아 생긴 부패에서 사람들을 해방시킨 것은 그리스도의 업적이었고 지난날의 그 부패가 되돌아오지 못하게 한 것은 사도들의 열성과 수고가 이룬 일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제자들이 예언자들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십니다. 주께서는 제자들보고 오직 팔레스티나의 스승들이라고 말씀하시지 않고 온 세상의 스승들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주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내가 너희를 다른 이들과 구별하여 가르치고 너희가 그토록 위험한 일에 직면하도록 하게 한다고 놀라지 말라. 내가 복음 전파자로 너희를 파견하는 도시와 민족과 나라들이 얼마나 크고 많은지 생각해 보라. 이 때문에 나는 너희만 슬기롭게 되는 것을 원치 않고 너희가 다른 사람들을 슬기로운 이들로 만드는 것을 원한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너희 자신들마저 지탱할 수 없을 것이다.”

다른 이들이 자신들의 맛을 잃어버린다면 여러분의 봉사직으로 그들은 잃은 맛을 되찾을 수 있겠지만, 여러분 자신이 그렇게 된다면 이제는 다른 이들마저 그 맛을 잃어버리게 하고 말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에게 더 큰 책임이 맡겨지면 맡겨질수록 더 큰 열성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주께서 말씀해 주십니다. “만일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만들겠느냐? 그런 소금은 아무 데도 쓸데없어 밖에 내버려 사람들에 짓밟힐 따름이다.”

그리고 제자들이 “너희는 모욕을 당하고 박해를 받으며 터무니없는 말로 갖은 비난을 다 받게 될 때”라는 당신의 말씀을 들을 때, 그들이 너무 두려워할까 염려하여 주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이런 것들을 견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내가 너희를 뽑은 것은 헛수고였다. 저주가 필연적으로 너희 몫이 되어야 하겠지만 그것은 너희에게 해를 끼치지 못하고 오히려 너희 굳셈의 실현이 될 것이다. 너희가 저주라는 것에 눌려 버려 하는 일에 필요한 굳셈을 잃고 만다면 너희는 더 힘든 일을 당해야 할 것이다. 모든 이가 너희를 욕하고 멸시할 것이며, 너희는 다른 사람들에게 짓밟힐 것이다.”

이어서 주께서는 더 높은 차원의 비유를 들어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여기서도 주께서는 한 민족 또는 스무 개 도시들의 빛이라고 하시지 않고 온 세상의 빛이라고 하십니다. 주께서 뜻하신 소금이 영적인 소금인 것처럼, 여기서 뜻하시는 빛도 우리가 보는 태양보다 훨씬 뛰어난 지성의 빛입니다. 그분께서 먼저 소금에 대해 말씀하시고 다음에 빛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은 소금의 맛을 지닌 짠 말이 얼마나 효과적이고, 또 빛을 지닌 깊은 가르침이 얼마나 유익한지를 보여 주시고자 함입니다. 그러한 가르침은 마음의 분산을 제어하고 방지하며 덕행으로 이끌어 주고 마음의 눈을 예리하게 만들어 줍니다. “산 위에 있는 마을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등불을 켜서 됫박으로 덮어 두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등경 위에 얹어 둔다.” 이 말씀으로 주께서는 제자들이 조심스런 생활 자세를 지니도록 독려하시고 깨어 있는 자들이 되라고 가르치십니다. 그들은 중인환시 가운데 살아가고 자신들의 투쟁의 장으로서 온 세상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의 ‘마태오 복음에 대한 강론’에서 (Hom. 15,6. 7: PG 57,23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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