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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우리는 무엇을 응당히 청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습니다
조회수 | 153
작성일 | 21.11.16
우리는 무엇을 응당히 청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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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다음과 같이 물어 볼지 모르겠습니다. “그럼 왜 사도는 ‘우리가 무엇을 응당히 청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다.’고 말씀하시는가?” 하고.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말을 한 사도나 그것을 들은 신자들이 주님의 기도를 모르고 있다고 생각하면 절대로 안됩니다.

그런데 사도는 자기 자신도 이런 모르는 상태에서 예외가 아님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바오로가 자기가 받은 계시의 웅대함으로 말미암아 들뜨지 않도록 사탄의 하수인으로서 그를 줄곧 괴롭혀 온, 육신을 가시로 찌르는 병을 얻었을 때, 그는 자기가 무엇을 응당히 청해야 할지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 그 고통이 자기에게서 떠나게 해주십사고 세 번이나 간청한 것입니다. 이 점을 보아서 그 당시에 사도가 무엇을 청해야 할지 모르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마침내 그는 왜 자기와 같은 위대한 사람이 청하는 바가 이루어지지 않는지, 그리고 이루어지는 것이 왜 합당치 않은 일인지를 응답하시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게 되었습니다. “너에게는 내 은총으로 충분하다. 내 권능은 약한 자 안에서 완전히 드러난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유익이 될 수도 있고 해가 될 수도 있는 이들 고통에서 우리는 무엇을 응당히 청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습니다. 고통은 언제나 무겁고 짜증스러우며 인간의 허약감에 상처를 입히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나 인간의 공통 심리에 따라 그것을 우리에게서 거두어 주십사고 기도합니다. 그러나 그럴 때에 우리는 우리 주 하느님께 대한 신뢰심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그 고통을 우리에게서 거두지 않으신다 해도 그분이 우리에 대해 무관심하다고 생각지 않고 오히려 어려움을 경건한 인내력으로 참아 낸다면 우리가 더 좋은 것을 얻으리라 기대해야 합니다. 그래야 “하느님의 권능은 약한 자 안에서 완전히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위의 이 말씀을 기록한 이유는 사람이 청하지 않으면 더 좋은 것을 애타게 청함으로써 자기 기도가 응답될 때 교만해지지 않게끔 하기 위함이고, 또 한편 실상 청하는 바를 얻게 된다면 더 지독한 고통이 초래되거나 또는 얻은 행운이 도리어 그를 타락으로 떨어뜨리게 할 수 있기에, 하느님께서 그 청원을 들어주시지 않는데, 그런 경우 큰 실망감에 젖어 하느님의 자비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이 두 가지 경우에 우리는 무엇을 응당히 청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청하는 것과 반대되는 어떤 일이 생긴다면 우리는 그것을 인내로이 견디고 만사에서 감사 드리면서 우리가 원했던 것보다 하느님께서 원하신 것이 우리에게 더 적합한 것임을 조금도 의심치 말아야 하겠습니다. 중재자께서는 우리에게 이에 대한 하나의 증거를 다음의 말씀에서 보여 주십니다. 주님은 “아버지, 할 수만 있다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소서.” 하고 말씀하신 다음, 당신의 인성 안에 취하신 인간의 의지를 바꾸시고는 덧붙여 즉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바로 이 때문에 “한 사람의 순종으로 모든 사람이 의롭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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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아우구스티노 주교의 ‘프로바에게 보낸 편지’에서
(Ep. 130,14,25-26: CSEL 44,6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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