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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라가 임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소서
조회수 | 1,181
작성일 | 12.06.17
그 나라가 임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소서

다음에 “그 나라가 임하시며”라고 기도합니다. 아버지의 이름이 우리 안에 거룩히 빛나시기를 청하는 것과 같은 뜻으로 여기에서는 하느님의 나라가 우리에게 임하시기를 청합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다스리지 아니하시는 때가 있습니까? 과거에 항상 있었고 또 미래에도 중단이 없으실 하느님의 나라에 시작이라는 것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그전에 세상을 섬겼던 우리는 이제 그리스도의 주권 아래 다스릴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약속하시고 그리스도께서 수난당하실 때 흘린 피로써 얻어 주신 우리의 나라가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주님 친히 약속하셨습니다. “너희는 내 아버지의 축복을 받은 사람들이니 와서 세상 창조 때부터 너희를 위하여 준비한 이 나라를 차지하여라.”

사랑하는 형제들이여, 하느님의 나라는 그리스도 자신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분께서 매일 매일 오시기를 원하고 그분께서 우리 가운데 신속히 돌아오시기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언젠가 그리스도 안에서 부활하신 것이기 때문에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부활 자체라고 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가 또 그분 안에서 다스릴 것이기 때문에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하느님의 나라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상의 나라도 있지만 우리는 여기서 하느님의 나라, 곧 하늘 나라를 청하는 것입니다. 세속을 포기한 사람은 그 세속의 명예와 권세를 뛰어넘었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라고 기도합니다. 이 말씀은 하느님께서 당신이 원하시는 바를 이루시기를 기도한다는 뜻이 아니고 우리가 그분이 원하시는 바를 이룰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한다는 뜻입니다. 누가 하느님께서 당신이 원하시는 바를 이루지 못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 마귀는 우리가 만사에 있어 생각과 행동으로 하느님께 순종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우리는 하느님의 뜻이 우리 안에 이루어지기를 청합니다. 그분의 뜻이 우리 안에 이루어지는 것은 하느님 의지의 업적입니다. 즉 어떤 사람도 자기 힘만으로는 넉넉하지 못하고 하느님의 도우심과 보호하심과 인자와 자비를 힘입어 그것을 이룰 수 있습니다. 주님마저 당신 자신이 인간의 나약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셨습니다. “아버지, 하실 수만 있다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소서.” 그리고 제자들에게 그들 자신의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 주시고자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라고 덧붙여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뜻은 바로 그리스도께서 행하시고 가르치신 그것입니다. 즉 사람들을 대하는 데 있어서의 겸손, 신앙의 항구함, 말하는 데 있어서의 겸양, 행동에 있어서의 정의, 활동하는 데 있어서의 자비심, 윤리 생활에 있어서의 기율, 누구에게나 해를 끼치지 않고 받는 해를 잘 참아 내는 것, 형제들과 화목을 유지하는 것, 전심으로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 곧 그분을 우리의 아버지로서 사랑하고 우리의 하느님으로 두려워하는 것, 그리스도께서 우리보다 더 사랑하신 것이 없었던 것처럼 우리도 그리스도보다 더 사랑하는 것이 없는 것,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에 굳게 매달려 있는 것, 그리스도의 십자가 옆에 용감히 그리고 두려움 없이 서 있는 것, 그분의 이름과 명예가 도전받을 때 우리가 하는 말에서 그 확고함을 고백하고 우리가 처리하려는 문제들에서 확신을 가지고 달려들며 죽음 앞에서 우리에게 월계관을 얻어 주는 그 인내심을 보여 주는 것 - 이 모든 것이야말로 그리스도와 함께 공동 상속자가 되고 하느님의 계명을 실천하며 아버지의 뜻을 이루는 것입니다.  

성 치프리아노 주교 순교자의 ‘주님의 기도’에서 (Nn. 13-15: CSEL 3,275-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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