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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 부자들이 헌금 궤에 돈을 넣는 것을 보고 계신다.
조회수 | 1,435
작성일 | 05.11.25
예수님께서 부자들이 헌금 궤에 돈을 넣는 것을 보고 계신다.
어떤 마음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계실까?
헌금궤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여 있다.
서양어로 보통 모금(collection)이라 하는 말이 우리말로는
헌금(獻金)이라는 말로도 번역된다.
가난한 자를 위하여 돈을 모으는 것을 넘어서서 가난한 자를 위해 돈을 바치는 것이다.
자기희생이 없는 모금액은 차가운 돈일뿐이다.
그 돈으로는 가난한 자에게 감사하다는 말은 들을 수 있을지 몰라도
그들의 마음을 녹일 수는 없다.

성서에 나오는 그 부자는 어쩌면 그렇게 차가운 마음으로
동전 몇 닢을 던져 넣었을 지도 모른다.
그런 마음에는 가난한 자가 자리 할 곳이 없다.
헌금을 하면서도 그들의 관심은 오로지 부자가 되는 것일 수 있고,
그렇기에 헌금을 하는 그들에게 가난한 자는 여전히 게으르고
자기에게 동전을 뜯어내는 귀찮은 존재일 수도 있다.
그들은 돈을 헌금궤에 넣으면서도 그 헌금궤가 무엇 때문에 거기 있는지 모른다.

그런데 가난한 과부는 비록 작은 동전 두 닢이라 하더라도
자기를 희생한 돈을 헌금궤에 넣고 있다.
자기의 몸과 마음을 바치고 있다.
이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신다.
“이 가난한 과부는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은 돈을 넣었다.
저 사람들은 모두 넉넉한 데서 얼마씩을 예물로 바쳤지만
이 과부는 구차하면서도 가진 것을 전부 바친 것이다.”(루가 21,1-4)

지금 우리 사회가 필요한 것은 부자들로부터 돈을 뜯어내는 모금이 아니라 헌금이다.
자기희생이 들어간 돈.
자기를 바치는 헌금.
우리나라 수녀님들은 매월 첫 토요일 아침은 굶는다.
그렇게 굶은 돈을 통일을 위하여 헌금한다.
통일은 거대한 모금이 아니라
수녀님들의 이런 자기를 바치는 희생의 바탕에서 가능할 것이다.

* 마산교구 이제민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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